후원하기 질문하기 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한마음한몸소식

[띠앗누리 후기] 띠앗누리 27기, 네팔에서 가져온 이야기

관리자 | 2019-10-07 | 조회 1442

안녕하세요. 저는 본부 국제협력팀의 오규상 디모테오입니다. 후원자분들의 정성으로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 중에 '띠앗누리'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요, '띠앗누리'는 더불어 사는 지구촌을 만들기 위해서 한국의 청년들을 행동하는 지구시민으로 양성하는 프로그램입니다. 2019년 여름에는 27번 째 띠앗누리가 진행되었는데요, 7월 한 달간의 배움터를 마치고 7월 26일(금)부터 8월 10일(토)까지 네팔 따레빌에 다녀온 띠앗누리 27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네팔 하면 산을 떠올리실 텐데요, 지구에서 가장 높은 10개의 봉우리 중 8개가 네팔에 있습니다. 그래서 네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면, 산과 물 같은 자연에 대한 자부심과 사랑을 느낄 수 있습니다. 주요 도시로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수도 카트만두와 아름다운 휴양지이자 관광도시인 포카라가 있습니다. 띠앗누리 27기는 포카라 지역의 따레빌이라는 마을에서 2주간 살아보았는데요, 12명의 단원 및 스탭이 함께한 이번 활동의 테마는 ‘이야기’였습니다.

띠앗누리가 교육; 지구시민으로서의 정체성을 높이는 교육이라고 할 때, 정답이 정해진 문제를 푸는 방법을 알려주는 교육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네팔의 초등학생, 마을 아저씨, 단원끼리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와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해온 사람들을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되며 공감해가는 과정이 ‘이야기’를 통해서 이루어지게 됩니다.


사실, 두 달 전까지만 해도 네팔에 대해 잘 몰랐던 사람들이 네팔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따레빌 마을의 초등학생들과 그림을 그릴 때 영어라도 되면 설명을 할 수 있지만, 영어가 안되거나 너무 어린 친구와는 대화가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바디랭귀지를 쓰고, 짧은 네팔어를 익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로의 눈빛과 표정이 익숙해지면, 각자의 언어를 사용하면서도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따레빌에서 저희는 주민들과 함께 토크 콘서트를 가졌는데요, 20대 슈퍼 사장님, 중년의 어머니, 40대 학교 선생님과 저희 단원 2명이 각자의 성장과정, 현재의 고민 그리고 미래에 대한 생각들을 나누었습니다. 사실 네팔이 한국인에게 익숙한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매체를 통해서 얻게 되는 몇 개의 이미지; 저소득, 이질적인 문화로 선입견을 갖기 쉬운데, 토크콘서트 후에 단원들은 네팔 사람들이 자신의 나라를 자랑스러워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하는 것을 인상깊어하였습니다. 네팔을 한쪽으로만 보았던 우리의 시각이 열리는 경험이기도 하고, 어쩌면 우리나라에 대해 내가 갖는 시각이 열렸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단원들과도 매일 2~3명씩 인터뷰를 했습니다. 따레빌의 시간이 나에게 갖는 의미, 변화, 한국에 있는 나에게 하고 싶은 말 등을 나눴습니다. 주된 화두는 행복, 시간 그리고 ‘우리 모두는 같다’ 이었습니다. 띠앗누리 현지활동은 하루가 식사, 작업, 미사, 문화교류, 떼제로 이루어지는데요,ᅠ밥하고 설거지를 한 뒤, 문화교류활동을 하고, 쓰레기만 태워도 해가 지기 때문에, 시간 상으로는 비효율적인 하루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단원들은 이 시간이 오롯이 내가 나를 위하는 시간이어서 행복하다는 말을 많이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매일 정신없이 일하면서도 그것이 자신과는 동떨어진 시간 같아서 시간을 즐기지 못하고 그저 하루가 지나가버릴 뿐이라는 말을 자주 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네팔 따레빌 마을의 사람들을 알게 되면서, 한국에 있는 네팔 사람들을 생각하게 된 점입니다. 네팔에 익숙해지면서 다른 줄 알았던 그들이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한국의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던 차별이 어색해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하였습니다.


띠앗누리 27기에서 들었던 생각 중 한가지는 '한국 사회의 구성원들은 위로가 필요하다' 였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두 이야기하는 행복이라는 키워드가 감자 캐서 삼시세끼 지어먹는 프로그램과도 닿아있을 것이고, 차별에 무신경한 사람도 시간과 정서적 여유가 있다면 이방인을 품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런 자리의 시작을 띠앗누리가 마련하고자 하오니,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