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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현장후기] 사람과 공동체의 가치
관리자 | 2019-10-01 | 조회 1591
좀립쑤어! ‘안녕하세요!’를 뜻하는 크메르어(캄보디아어)로 인사를 드립니다. 저는 본부 국제협력팀에서 일하고 있는 박진솔 아녜스 입니다. 후원자님들이 지구촌 이웃들을 위해 모아주신 기부금들이 국제협력 사업, 특히 캄보디아에 잘 쓰여지고 있는지, 현지 직원 및 사업 참여자들을 만나고자 지난 7월 29일(월)부터 8월 8일(목)까지 부본부장 신부님과 본부의 홍보담당자와 캄보디아 사업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본부의 캄보디아 사업은 농부와 장애인들과 함께합니다. 이는 캄보디아의 사회적 맥락에서 농부와 장애인들이 가장 어려운 환경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캄보디아는 대부분의 지역이 농촌이고, 또 대부분의 사람들이 농업에 종사하는 농부입니다. 그런데 기후변화로 인해 지속된 가뭄으로 농산물 생산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이들의 농산물을 판매할 적절한 시장을 찾기가 힘든 상황에서 농부들은 치열한 생계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한편, 장애인은 언제든, 어디에서든, 시공간에 상관없이 대부분의 사회에서 일상의 삶을 누리는 것이 녹록치 않습니다. 즉, 장애인은 자신의 삶 전반에서 여러 제약과 어려움에 직면하는 사회적 약자일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는 것이죠. 캄보디아는 전쟁과 분쟁의 역사 속에서 국토 전역에 매설된 대인지뢰 등이 후천적 신체장애출현율의 주요 요인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장애를 전생에 지은 죄에 대한 업으로 여기는 일부 사회문화적 배경은 장애 자체를 수치스럽게 여기고 또 이로 인해 생기는 장애인에 대한 선입견은 장애인들이 겪고 있는 가장 힘든 일들 중 하나 입니다.
온갖 어려움과 역경 속에서도 이들은 희망을 잃지 않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을 믿고 이들과 함께하는 현지기관의 협력, 그리고 본부의 후원자분들의 도움을 통해 인간다운 삶을 회복해나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 속에서 캄보디아의 농부 및 장애인과 함께하는 본부 사업의 열쇠(key)는 바로 ‘사람(human being)과 공동체(community)의 가치’입니다. 이번 캄보디아 출장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입을 모아 내 가족이 있었기에, 이웃이 있었기에, 공동체가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우리가 가능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공동체에 함께하면서 혼자서는 미처 시도해보지 못한 일들을 이웃들과 함께해볼 수 있게 된 것이 저에게는 가장 뜻 깊었어요.”
그러던 중 주일미사 참례를 위해 들렀던 프놈펜 한인 성당의 주보에서 발견한 사목헌장의 한 구절이 마음에 자리 잡았습니다.
“인간의 가치는 무엇을 가졌느냐에 있지 않고 어떤 인간이냐에 있는 것이다(사목헌장 35항).”
제가 만난 캄보디아 시골 마을의 사람들, 농부와 장애인은 가난하지만 ‘더불어 함께하는 삶’의 가치를 몸소 체험하였고 이를 전해주었습니다. 아마도 이들과 함께하는 본부의 후원자님들께 그 마음이 닿기를 마음모아 바라고 있을테지요. 누구보다도 ‘더불어 함께하는 삶’의 가치를 알고 본부에, 특히 지구 건너편에 있는 이웃들에게 관심을 갖고 ‘공동의 집, 지구’의 모든 사람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그리스도의 나눔을 실천하는 후원자님들께 이들의 감사한 마음이 전해지기를 희망합니다.